제9장: 봉천의 혈전, 그림자를 베다

2025. 12. 17. 15:08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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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 속에서 현욱을 포위한 암영대(暗影隊)는 일곱 명이었다. 그들은 모두 복면을 했고, 전신에서 뿜어져 나오는 살기는 벽력대(霹靂隊)의 그것과는 질적으로 달랐다. 벽력대가 정면 돌파를 즐긴다면, 암영대는 그림자처럼 침투하여 상대의 숨통을 조이는 방식이었다. 그들의 단도(短刀) 끝에서는 희미하게 푸른 독이 감돌고 있었다.

"흑룡의 계승자... 너의 정체는 이미 만청루를 통해 총단에 보고되었다. 네놈은 마교의 잔재이자, 구천마룡단의 계획을 방해할 위험 요소다." 선두에 선 암영대장은 목소리를 변조하여 속삭였다.

현욱은 흑룡의 기운을 사용하지 않기로 굳게 다짐했지만, 이 상황에서는 단순한 무공으로는 생존할 수 없었다. 암살자들은 단 한 번의 실수도 허용하지 않을 터였다. 그는 품속 깊이 숨긴 흑룡검의 검집을 꽉 움켜쥐었다. 검집의 차가운 금속 감촉이 그의 단전에 끓어오르는 흑룡의 기운을 억눌렀다.

'육체의 힘만 사용한다. 흑곡에서 스승님께 배운 대로, 오직 힘과 속도로 부딪친다!'

현욱이 몸을 움직이려는 찰나, 암영대 일곱 명이 동시에 움직였다. 그들의 움직임은 소리도 없었고, 오직 살기만이 찢어지는 비단처럼 공기를 갈랐다. 네 명은 단도를 던지고, 세 명은 독침을 현욱의 급소에 집중적으로 투척했다.

챙! 챙! 현욱은 전력을 다해 강검을 휘둘러 단도를 쳐냈다. 그는 천룡도보의 '용각(龍脚)'을 사용하지 않고, 흑곡에서 십 년간 쇠추를 달고 단련했던 순수한 '발재간'과 반사신경만으로 독침을 피했다. 독침은 그의 뺨을 스치고 지나가 벽에 박혔고, 박힌 곳의 벽돌이 순식간에 검은색으로 변색되었다.

"독침까지 사용하다니, 비겁한 암살자들이군!" 현욱은 분노했지만, 이성을 잃지 않았다. 그는 단도를 쳐낸 직후, 그대로 몸을 낮추어 상대방의 포위망 안으로 깊숙이 파고들었다.

현욱의 목표는 암영대원들을 죽이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진형을 파괴하고 도주로를 확보하는 것이었다. 그는 강검을 휘두르는 대신, 흑곡거사에게서 배운 강력한 권법, '파산권(破山拳)'을 사용했다.

퍽! 콰앙! 현욱의 주먹은 바위처럼 단단했다. 흑룡의 기운을 아주 미세하게 응축시킨 그의 주먹이 한 암영대원의 가슴을 강타했다. 암영대원은 방어할 틈도 없이 고통스러운 신음과 함께 뒤로 튕겨 나갔다. 그의 갈비뼈가 부러지는 둔탁한 소리가 어둠 속에서 울렸다.

"젠장! 이 놈, 힘이 비정상적으로 강하다!" 암영대장은 경악했다. 그들이 상대했던 무인 중 이처럼 순수한 육체의 힘만으로 동료를 무력화시키는 자는 없었다.

현욱은 망설이지 않았다. 암영대원들이 잠시 당황한 틈을 타, 그는 몸을 빙글 돌려 등 뒤의 두 명에게 발차기를 날렸다. 현욱의 발차기는 백 근의 쇠추로 단련된 파괴력을 지니고 있었고, 두 암영대원은 독침을 꺼내려던 순간 그대로 벽에 처박혔다.

그러나 암영대장과 남은 대원 셋은 달랐다. 그들은 즉시 방어 대신 역공을 택했다. 암영대장이 섬광처럼 현욱의 목을 향해 단도를 찔러왔고, 나머지 대원들은 현욱의 다리와 옆구리를 노려 독침을 투척했다.

"막는다!" 현욱은 강검을 사용해 단도를 쳐냈다. 챙! 금속이 부딪치는 소리와 함께 불꽃이 튀었다. 황보철의 벽력 검기에는 미치지 못했으나, 암영대장의 내공은 단단하고 끈질겼다.

현욱이 단도를 막아낸 순간, 그의 몸에 세 개의 독침이 박히는 것을 피할 수 없었다. 침은 어깨, 옆구리, 그리고 종아리에 박혔다.

"크윽!" 현욱은 고통과 함께 몸이 마비되는 것을 느꼈다. 독은 순식간에 그의 혈맥을 따라 퍼져나갔다. 그의 움직임이 둔화되자, 암영대장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다시 단도를 휘둘렀다.

"끝이다!"

독이 퍼지는 극심한 고통 속에서, 현욱은 직감했다. 지금 흑룡의 힘을 쓰지 않으면, 설화에게 돌아가지 못할 것이다.

"흑룡... 파!" 현욱은 흑룡검집에 응축되어 있던 흑룡의 기운을 아주 미량, 그러나 극도로 정제하여 발끝으로 보냈다. 용각! 폭발적인 추진력이 아닌, 독이 퍼지는 근육을 순식간에 정화시키고, 자신의 몸을 암영대장의 검의 궤적 바깥으로 '미끄러지게' 만들었다.

슈우우욱! 암영대장의 단도는 허공을 갈랐다. 현욱은 마비된 몸을 무시하고, 검집을 이용해 자신의 육체를 최대한 빠르게 움직였다. 이것이 천룡도보에 숨겨진 진정한 '자유 제어'의 힘이었다.

"잔영각!" 현욱은 다시 한번 흑룡의 미세한 힘을 이용해 비룡곡에서 보여주었던 경공술, 잔영각을 펼쳤다. 그는 한 자루의 강검을 바닥에 던져 암영대원들의 주의를 끌고, 설화가 기다리는 여인숙 방향으로 미친 듯이 도주했다. 그의 몸은 봉천의 밤거리를 가로지르는 검은 그림자 그 자체였다.

"놓치지 마라! 독침에 당했으니 오래 버티지 못할 것이다! 반드시 생포하여 총단으로 끌고 가야 한다!" 암영대장의 날카로운 외침이 현욱의 뒤를 쫓았지만, 독과 마비의 고통 속에서도 현욱의 속도는 암영대의 추격자들을 따돌리기에 충분했다.

현욱은 간신히 여인숙의 문을 부수고 방으로 들어섰다. 방 안에서 초조하게 기다리던 설화는 피투성이가 된 현욱을 보고 경악했다.

"무명자님! 몸에 독침이..."

"낭자... 위험해. 만청루가 사도련의 거점이었소. 그들이 내가 벽제단 재료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았소. 이제 봉천은 우리에게 덫이오." 현욱은 말을 마치자마자 독과 과도한 힘의 사용으로 인해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그의 몸에 박힌 세 개의 독침은 푸른 독기를 내뿜고 있었다.

설화는 떨리는 손으로 현욱의 몸에 박힌 독침을 뽑아냈다. 그녀는 청룡문에서 배운 응급처치 지식과 동굴에서 확보한 벽제단 약재 일부를 꺼냈다. 그녀의 얼굴에는 두려움과 함께 결연한 의지가 떠올랐다.

'벽제단 재료... 이것이 독을 이길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이야. 무명자님, 제발 버텨주십시오.' 설화는 벽제단 재료 중 가장 강력한 해독 효과가 있는 약재를 현욱의 입에 넣어주었다. 그리고 주변에 있는 모든 무림 세력이 현욱의 흑룡의 힘과 벽제단 재료를 노린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제 그녀 혼자서 현욱을 치료하고, 강호의 모든 세력을 피해야 하는 고독한 싸움이 시작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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