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 창고를 메웠던 지독한 피비린내와 노폐물의 악취가 환기 마법에 의해 씻겨 내려갔다.밀러는 여전히 얼떨떨한 표정으로 레온을 바라보았다. 방금 전까지 죽음의 문턱을 넘나들던 소년의 몸에서는, 이제 막 피어난 마력의 잔흔이 서늘하게 일렁이고 있었다.평범한 마력이 아니었다. 불길할 정도로 짙은 검은빛이 섞인 보라색. 시스템 창이 말한 ‘공허(Void)’의 마력이 밀러의 눈에는 그저 기이한 변종 마력으로 보일 뿐이었다.“강제로 마력을 개화했으니 당분간은 온몸의 뼈가 삐걱거릴 게다. 며칠은 쉬면서 마력을 안정시키…….”“시간이 없어, 영감님.”레온은 밀러의 말을 자르며 낡은 수건으로 몸을 거칠게 닦아냈다.고작 15의 마력. 성기사단장 시절 그가 다루던 무한에 가까운 투기에 비하면 장난감 수준도 안 되는 미미한 ..